5일전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5K 모니터 테스트 영상을 보았다. HP Z27q라는 모니터 였는데, 여태까지 소비자용 모니터는 Dell UP2715K만 존재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찾아보니 HP에서도 5K 모니터를 내놓은 적이 있으며 가격도 델에 비해 개념찬(?) 가격인 $1,999였다. 참고로 델 UP2715K는 초기 출시가격이 $2,500을 넘었고, 우스갯소리로 '델 모니터 살 가격이면 5K 아이맥을 사는게 더 낫다.' 라는 말도 나돌았다.
델 UP2715K와의 차별점이라면 Z27q는 좀 더 사무용에 집중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UP2715K에 들어가는 전면 글래스나 하만카돈 스피커, SD카드 리더 같은 샤방샤방한 기능이 들어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글래어 스크린은 극혐하기 때문에 논 글래어인 HP가 훨씬 내 취향에 맞았다. 그리고 모니터에 있는 스피커는 아예 안쓰기 때문에 (USB 외장 사운드 카드로 헤드폰 앰프만 사용) 스피커가 없고 가격이 저렴한 HP가 좋았다.
어쨌든, 과연 이 모니터의 스팩은 어느정도 될까라는 호기심에 이리저리 뒤지고 다녔으나 생각보다 많이 리뷰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제품은 일반소비자용이 아니라 산업용으로 나오는 HP Z 라인업의 일부다.
지금 쓰고 있는 조립식 워크스테이션을 맞추기 위해 2CPU등에 이리저리 기웃 거리다 보니 Z 워크스테이션을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아 우연히 HP 기업용 사이트에 들어가서 여러 문서를 보았는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이 HP 드림 컬러 디스플레이었다. 최소 쿼드로는 써줘야 제대로 써먹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였으나 어짜피 쿼드로 살 돈도 없으니 마음편하게 일반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던 기억이 있다.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나니 요즘은 전부다 입출력이 DP로 대동단결 되는 분위기 이고, Z 시리즈 모니터는 일반 그래픽카드와도 사용할수 있었다.
물론 Z27q라는 5K 모니터는 무지막지하게 비싸다. MSRP가 $1,999... 이 정도 가격이면 좀 더 보태서 걍 5K 아이맥 사는게 이득일수도 있다.
사실 5K 모니터는 그냥 투명드레곤 같은 존재라 아무 생각 없이 '아마존 가격이나 얼마나 되나 한번 보자', 라는 심정으로 아마존을 들어가 보았더니...
으잉? 순간 눈을 의심했다. 690불이라고? 이게 뭐지?? 전산 오류인가?? ???????? (참고로 쿠폰같은거 갖고 있지도 않고 먹인적도 없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문이 끝난 뒤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게 입소문이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날 되니 재고가 하나도 없더라. (이제 더 이상은 아마존 직영으로 Z27q를 살 수 없다.)
아마존 프라임 스튜던트에 얼마전 가입했기에 아마존 프라임 배송 혜택을 받아 이틀만에 배대지로 받았다.
운없게도 주말이 끼어있어 배대지에서 발송된 물건은 세관에서 주말을 보냈다.
그리고 어제 세관을 통과한 모니터는 오늘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솔직히 박스가 너무 가벼워서 놀랐다. 마지막으로 모니터를 산 년도가 2011년이니 참 많은 시간이 흘렀다. 기술은 끊임 없이 발전했기에 인치수는 커졌어도 무게는 가벼워졌을 법도 한데 미처 거기까지 생각을 못하고 일단 박스를 들자 마자 무게 때문에 1차 당황.
누가 산업용 아니랄까봐 박스 한번 정말 투박하다. 참고로 UP2715K 박스는 이렇게 생김...
참고로 사진에는 안 찍혔지만 박스 옆구리에 세관에서 구멍뚫어서 검사한 흔적이 있더라. (왜 하는거지...) 그리고 이미 배대지에서 검수를 통해 재포장 된 상태.
얼마나 칼로 난도질을 해서 제품을 뜯었는진 모르겠지만 인증서에 구멍이 나있었다. -_-;;; 내용은 켈리브레이션 데이터로 모름지기 비싼 전문가용 모니터라면 한장씩 다 넣어주는 것이다. (물론 본인은 전-혀 읽을 줄 모른다. 모니터 알못) 옆에는 드라이버 CD라고 따라 왔는데 모니터를 꽃자마자 인식을 해버려서 왜 넣어줬는지 의문인 부분 (애초에 CD 드라이브도 없어서 읽어볼수도 없다)
참고로 Calibration Date가 15년 9월 25일 인것을 보니 창고에서 1년 넘게 썩었던 재고품인 것 같다. (누가 1,900불이나 주고 모니터를 덥썩 살까...)
케이블 구성은 다음과 같다. 디스플레이 포트 1.2 케이블 2개, USB 3.0 A to B 케이블, 110V 전원 케이블. 아직까지 현존하는 디스플레이 입출력 장치로는 5K라는 무지막지한 데이터 량을 감당할수가 없기에 디스플레이 포트 2개를 사용해 모니터 절반의 데이터를 각각 뿌려주는 구조로 되어있다. 약간 귀찮기는 한데 별다른 설정없이 바로 인식이 되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박스에 설치방법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간단한 내용물. 27인치 패널이 생각보다 너무 가벼워서 깜놀... 이전에 쓰던 23인치보다 더 가벼운 것 같다.
스텐드. 표준 VESA 마운트를 지원함을 알 수 있다.
한국에도 정식수입이 됐...(전화로 문의 하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니 그냥 신청하면 본사에서 주문받아서 보내주는듯)던것 같다.
덮어쓰지 말라고!
모니터 전면에도 친절하게 빠른 시작 가이드가 붙어 있다. 의외로 HP가 이런 부분은 꼼꼼한듯... 델 모니터는 이런거 없었음... 물론 7번은 생략해도 된다.
비닐을 벗긴 모습. 음... 무광 블랙 간지
스텐드와 합! 체!
스펙이 상세하게 적혀있다. DP를 하나만 장착하면 4K 밖에 못 쓴다. (5K 모니터를 사서 4K로 쓰면 진정한 돈지랄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맥에서 쓰려면 돈지랄로 바뀐다.
시키는데로 DP 케이블 두줄을 PC에 연결해주면 된다.
설치 완료된 모습. 지저분 해보인다면 기분 탓.
시험삼아 유투브에서 8K 영상을 틀어 보았다. 캬! 8K 살살 녹는다!
4320P는 5K 모니터로 보니 감동의 도가니
참고로 10비트 컬러를 지원한다. 옵션을 켜보니 뭔가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 (그란투리스모의 공기감 같은 느낌이랄까)
윈도우10에서 테스트 해본 결과 실사용에는 크게 지장이 없는 편. 물론 윈도우10에서 HiDPI 지원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완전하진 않다. (5K 스크린샷이다. 클릭하면 원본 감상가능)
특히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에서 웃지못할 일이 발생하는 편... (설명: Camera RAW 편집창 글자를 읽을 수가 없다...)
아직까진 더 써봐야 알겠지만 대부분의 legacy 프로그램이 HiDPI 미지원이라 그냥 저냥 써야 겠다. (이 문제는 한 윈도우 12쯤 되어야 개선 될듯...)
총 비용은 약 90만원 정도 들었다.
구매가격 690불 - 75만원
배송료 - 7만원
관세 - 8만원
장점
- 5K다
- 5K다
- 5K다
- 5K다
- 10비트 컬러 지원함
- 내가 690불 주고 샀다!
단점
- HiDPI 미지원하는 앱이 많다.
- 윈도우가 많이 발전하긴 했는데 아직 macOS 따라오려면 멀었다.
- 타이탄 X도 가끔 힘들어함 (픽셀이 너무 많아서 - 타이탄 X(파스칼) 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