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스바루는 도요타 산하에 있다. 물론 완전 독립적인 차량 제작을 보장하고 크게 관여를 안하고 있긴 하다. 문득 든 생각인데, 도요타가 스바루를 스포츠 전문 브렌드로 키운다면 명차 반열에 들 수 있지 않을까? 아우디는 한때 폭스바겐 자회사 였다. 그러나 렐리 출전을 통한 이미지 개선과 레이싱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명품 브렌드로 격상하게 되었다. 80년대 초반에만 해도 아우디는 급발진이나 내는 싸구려 저가 브렌드 였다. 그러나 지금 아우디의 위상은 어떤가? BMW,벤츠와 견주는 독일의 3대 명품 브렌드 중 하나가 되었다. 이는 이미지 메이킹과 특색있는 차량제작과도 관련이 있다. 잘 보면 아우디와 스바루는 유사한 점이 매우 많다. 전차종에 4WD를 고수하며, 엔지니어 위주로 회사가 시작되었고, 남들은 잘 안쓰는 변태 엔진 레이아웃을 쓰며 렐리에 뿌리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1
스바루 임프레자 몸통에 프런트만 9-3이었던 올드 GM시절 대표 변태차량 - 사브 9-2X
아쉽게도 폭스바겐과 같은 좋은 모기업을 가지지 못하고 90년대에 GM이라는 한심한 모기업을 만나서 이래저래 고생만 하고 쓸데 없는 모델만 중구난방으로 찍어내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트라베카 같은 것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을 정도다. 도요타는 그리 나쁘지 않은 모기업이나, 스바루를 자사 스포츠 브렌드 차량을 대신 생산하는 정도의 역할로 밖에 여기지 않는 듯 하다. 조금만 생각이 있다면 스바루를 스포츠 전문 브렌드로 키워 명차 반열에 올리는 것이 좋지 않나 싶다. 도요타는 2000GT나 LFA와 같은 시도를 통해서 자사나 고급 디비전인 렉서스의 이미지를 레이싱 혈통이 있는 브렌드로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라인업 확장과 이것저것 다 찍어내는 특성 때문에 자신들이 얻고자 했던 스포티한 브렌드 이미지는 얻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아우디는 레이스를 통해서 얻은 고급차 이미지를 통해서 폭스바겐 자회사가 아니라 거의 폭스바겐과 동등한 위치 까지 끌어올리게 되었다.
세아트 레온 쿠프라 레이서
지금 폭스바겐은 아우디를 고급 레이스 브렌드로 만드는데 성공한 것에 무척 고무 되어있다. 뿐만 아니라 이제 제 2의 아우디를 만들기 위한 물밑작업이 이미 시작되었다. 그것은 바로 세아트다. 세아트는 스페인의 저가형 양산차 업체 이미지(저렴한 폭스바겐)였으나 고성능 라인업을 강화하고 현재 수많은 레이스에 뛰어들고 있으며 최신작인 레온 쿠프라가 핫해치로서는 뉘르에서 8분 이하를 기록하면서 세간에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것을 지켜보던 르노는 배가 아파서 미칠지경이라고) 이미 세아트를 스포츠 브렌드로 키우기 위한 전초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지 라는 것은 회사로서 정말 중요한 것이다. 예상을 해보자면 향후 50년 안에 세아트는 아우디와 비슷한 반열에 들것으로 보인다.
프로드라이브 22B
도요타로서는 스바루를 레이싱 특화 브렌드로 키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 스바루가 초기 부터 집중해왔던 승용형 세단과 일부 크로스오버 형태의 차량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렐리에 다시 참가하고, 르망이나 내구레이스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등 이미지 제고 작업을 꽤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윤에 얽매이지 않는 드라이버를 위한 차량의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소형 스포츠카 클래스는 80년대에 스바루 XT나 SVX 같은 것에서 계보를 잇는다고 볼 수 있으나 아직도 부족하다. 여러 클래스를 만들어 드라이버 용 차량을 집중 생산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닛산 처럼 뉘르 기록에 집착도 하고 기록도 깨부수고 다른 업체에 도전장도 던져야 한다. 유럽의 고성능/ 명품 브랜드에게 도전장을 던지고, 같은 클래스에서 놀기 위해서 고급화를 해야 한다. 그리고 최근 컨셉트나 양산 차에서 보여주듯 어마어마 하게 발전된 디자인도 더 가다듬고 실내 외에 디자인적인 향상을 꽤 해야 한다. 더 이상 평범한 양산차 브렌드가 아니라 스포티한 브렌드로 자리매김을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최종 목표는 고급 스포츠카 브렌드 로 자리매김을 하고, 고급승용차, SUV, 그리고 자체 브랜딩의 스포츠카 생산을 하는 것 이다. (아우디랑 완전 똑같아 보이면 기분 탓이겠죠.) 물론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지만, 아우디의 사례를 볼 때 그렇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스바루는 도요타에 인수된 이후로 엄청난 발전과 이미지 개선을 꽤 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많이 부족하다. 스바루는 아주 두터운 펜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펜층이 제한된 소득층과 연령대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스바루는 이 골수 팬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자사 차량을 구매할 명분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이다. 현재 브렌드 이미지로서는 택도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튼튼하고 성능 좋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실 이 두가지가 차량을 만드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이지만서도 사람이 차량에 매력을 느낄때 가장 등한시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느 누구도 볼보나 사브가 멋있어서 탄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아두자.
리틀 스바루... 우왕 ㅋ
더 이상 저가형 브렌드가 되어서는 안된다. 고가형 차량도 만들고 그 가격수준에 맞는 차량도 생산할 필요가 있다. 스바루가 초기에 미국에 진출했을때 광고를 보면, “이 못생기고 작은 스바루가 1297불 입니다” 라는 아주 미친 광고를 했다. 그때야 먹혔을지도 모르지만 이런식으로 브렌드 이미지를 각인하게 되면 말짱 도루묵 땡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아우디는 폭스바겐에 인수되고 나서 아우디 100으로 미국시장에 진출을 했다. 그러나 자동변속기 모델의 연이은 급발진 사고로 미국시장에서의 이미지는 땅에 떨어져버렸다. 아우디는 미국시장을 깨끗하게 접고 그 때까지만 해도 미지의 땅인 중국에 진출을 하였고, 이후 브렌드 이미지를 꾸준히 개선시켜 다시 미국시장에 진출을 성공하였다. 아우디 100의 급발진 문제는 미국 시장에서 퇴출하게 만들었지만, 후에 아우디의 브렌드 명성에 해를 입힐 수 있는 위력은 되지 못 하였다. 이렇듯, 이미지 형성만 잘 하면 브렌드 세탁은 한 순간이다. 대중의 기억력은 그렇게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바루는 잘 알려진 내구성과 성능 뿐만 아니라 디자인, 감성품질, 그리고 브렌드의 명성이 필요하다. 더 이상 못 생긴데 튼튼한 차, 매니아나 타는 차가 아니라 소비자가 차량에서 원하는 모든 부분을 만족할 수 있는 브렌드가 된다면, 더 이상 난 수비(Subie)를 탄다고 했을때 덕후라는 눈빛으로 쳐다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 아우디:5기통/ 스바루:수평대향 - 글내용하고는 별관련이 없긴한데, 아우디가 렐리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찬스는 바로 이 5기통 엔진 때문이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