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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Thoughts

마이크로소프트 베네수엘라 대란 후기 - 승리자는 Azure

운 좋게도 베네수엘라 대란이 터진 당일날 클리앙을 서핑하고 있었고, 끊임없이 올라오는 베네발 윈도우 글을 보고는 혹해서 알구게를 통해 베네수엘라 윈도우 스토어를 방문해 보았다. 홈페이지에 있는 환율 단위가 정상적으로 뜨지 않았기 때문에 이게 싼건지 비싼건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으나, 구매자들의 증언으로 볼 때 고작 6달러 밖에 청구가 되지 않는 다는 말을 듣고 혹해서 샀다.




현재 윈도우 10 PC를 두대 쓰고 있기 때문에 윈도우 10 라이센스를 두개 샀다.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로 6달러가 결제 되었다. 윈도우 카피당 약 3.4불정도가 청구 되었던 것 같다.


사실 실제 명시된 가격으로 치면 이렇게 저렴하게는 되지 않는데, 마침 서버에 오류가 있었고 정가의 약 0.6% 수준으로 매겨진 것이라는 분석이 가장 신빙성 있다고 본다. 배네수엘라 볼리바르가 아무리 막장이라도 저 정도는 아니라는게 배우신분들의 의견. 즉, MS가 가격을 실수로 남겼고 > 이걸 또 어떤놈이 찾아서 레딧에 퍼뜨려서 > 한국까지 오게 된것.


내친 김에 오피스도 구매하기로 했다.


오피스 2016년판과 macOS용 오피스 2016년 버전을 샀다. 오피스 365도 살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다지 필요가 없어서 사지 않았다. (돌이켜 보니 그냥 사놓을껄이라는 후회도 든다 -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스토어에서 파는 것에 비지오나 프로잭트도 있었는데, 각각 백만원이 넘는 기업용 프로그램이다. 물론 일반인에게는 하등 쓸모가 없는데 인터웹을 뒤져보니 사는 사람이 있더라 ㅋㅋ 물론 나도 구미가 당기긴 했지만 충동구매는 자제하기로 했다.



대신에 다른 대란에 눈을 돌렸다. 베네수엘라가 터지기 전부터 연말 연시 특수(?) 인지는 모르겠으나 제 3세계 일부 국가는 경제붕괴 상항을 맞고 있었다. 저번주 부터 카자흐스탄과 이집트의 화폐가치가 박살이 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대란에 탑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집트 스토어 기준으로 윈도우 10는 약 5만원대에서 살수 있을정도로 환율이 박살 났었다. 하지만 내가 관심있던것은 엑스박스 스토어이다. 웃기게도 이집트 엑스박스 스토어에는 윈도우10과 엑스박스에서 동시에 플래이 가능한 게임만이 올라와 있었다. 그래서 살 수 있는 게임이 기어워, 포르자 그리고 몇개 뿐이었다. 가격또한 윈도우 스토어와는 달리 약 60% 정도로 책정되어 있었다. 10만원대인 포르자 3 얼티밋 버전을 약 5~6만원 선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란 글이 올라온 당일 날에는 탑승하지 않았다. 왜냐면 약 5일 후에 연말 할인이 시작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스크를 감수 했다. 분명 이집트 스토어가 할인을 진행하거나 환율 차이로 해외 결제가 빗발쳐서 스토어 문을 닫거나 둘중의 하나였다. 할인 당일날 들어갔더니 여전히(?) 스토어는 열려있고 전세계적으로 진행하는 엑스박스 연말 할인 버프를 받아서 30%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환차이로 40% 할인 +연말 30$% 추가 할인까지 받은 셈.


특히 정가 10만원이 넘는 얼티밋 판을 사면 확장팩을 50% 할인해주기 때문에 이것을 노리고 구매를 시도 했으나... 1차 시도에는 카드를 뱉어 냈다. 제대로 한 답시고 이집트 주소도 쓰고 이집트 VPN도 사용했는데 계속 카드를 뱉어 냈다.



30분째 포르자 호라이즌3 하나 못 사서 씨름하고 있다가 할 수 없이 다른거라도 사자라는 심정에 확장팩을 눌렀는데... 결제가 되어버렸다. (ㅅㅂ) 그래서 다시 포르자 호라이즌 3을 사러 들어가서 디럭스 판을 샀는데 또 팅겨내는 것이다. '아 시발 될대로 되라'하면서 결제버튼을 연타했다. 그랬더니 결제가 되었다. (뭐지)


이렇게 해서 내가 받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다음과 같다.



땡스 사티야!


다음날 인터웹 뉴스에 베네수엘라 대란이 나오는 등 아주 난리가 났다. 못 산 사람들은 배아파서 뒹굴거리고, 마소에 라이브챗 걸어서 항의하고, 총체적 난국이었다. 아침에 출근한 베네수엘라 담당자들의 심정이 어땠을까...


정말 대단했던 것은 핼조선의 거지 뿐만아니라 중궈, 미국등 전세계의 거지들이 몰려들어서 베네수엘라 스토어에 접속하는 바람에 전세계 마이크로소프트 사이트 전체가 느려졌다. 덕분에 구매내역을 확인하러 한국 스토어에 접속을 해도 하루 종일 걸리더라. 하지만 이렇게 디도스 공격 비슷한 것을 받는데도 서버가 버티는 것을 보면 세삼스레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기술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이번 대란의 승리자는 수수료 받아먹은 카드사랑 자사의 기술력을 입증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팀일 듯. ㅋㅋ


자정이 되자 윈도우 10pro 등록이 막힌데이어, 다음날이 되니 베네수엘라 스토어 자체가 닫혀버렸다. 그리고 환불이 되는가 안되는가에 대한 수많은 추측성 글이 난무하고, 산놈들은 산놈대로 먼저 환불 받자고 고객센터를 못살게 굴고, 못산놈들은 못산놈들대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마이크로소프트 고객센터를 괴롭히는, 어찌 됐든 CS 센터만이 죽어나는 상황이 펼쳐졌다. (아아 역시 아름다운 핼조선이야.)


더군다나 카자흐스탄이나 이집트 대란도 동시에 환불될거라는 글도 올라오고, 지나치게 많은 라이센스 키를 샀다가 미등록품이 싸그리 환불 당해버린 종자는 나머지 대란스토어도 다 환불당해야 형평성에 맞다면서 또 고객센터를 못 살게 구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말 헬조선인의 인성이란)



'인간은 어디까지 지저분해 질 수 있는가' 라는 것을 진지하게 고찰하는 몇주가 지나가면서 내 계정에도 환불 메일이 날아 왔다. 바로 윈도우가 환불됐다.


그런데 사용중인 PC에 등록중인 라이센스는 안 날아가고 남아있었다. 인터웹의 글을 쭉 읽어보니 돈은 환불되었지만 라이센스는 안 뺏어 간다는 사람들이 더러있었다.


그러게요. 베네수엘라에서 샀어야지 ㅉㅉ


물론 1천카피씩 산 병신들은 등록해놓은 라이센스 말고는 모조리 회수당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엔 한두개 산 것의 경우에는 냅구도 몇천개, 몇백개 산 되팔램들은 응징한게 아닐까 싶다. 일단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구매라고 보긴 힘드니. 되팔램들도 재빠르게 등록한 키들은 살아있다고 하니 어찌됐든 되팔램들은 여기서도 이득을 본 셈.


오피스 + 윈도10 홈 + 윈도 10 프로 = 계란한판



윈도우 대란 덕분에 윈도우 + 오피스보다 계란이 더 비싼 새로운 물가 척도가 등장했다.



게다가 야인시대가 다시 필수요소화 되면서 4딸라 개그가 부활했다. (MS 마케팅 팀은 뭐하나 이것을 기회로 삼아서 돈 벌어야지)


오피스는 아예 환불될 생각도 안하고 계정에 귀속되어 있다. 솔직히 윈도우보다 오피스가 더 돈값하는듯. 맥에서 오피스 안쓰고 페이지랑 넘버스 쓰면서 버팅기고 있었는데 맥 오피스가 생기니 정말 편하다.


이집트에서 산 포르자는 아직도 멀쩡하게 살아있다. 벌써 커리어도 10% 넘게 깼고, VIP 패스 덕분에 카팩도 공짜로 받았다. 이놈들 정말 내버려둘 심산인가 보다.


이 여파로 베네수엘라 윈도우 스토어는 자국민 외 해외 IP, VPN 차단을 강행했고, 사태가 어느정도 수습된 1월 초에는 아예 스토어 자체를 폐쇄 하게 된다. (미안해요 배네수엘라 사람들 ㅠㅠ)


그래서 결론은


Windows 10 Pro x2 - 환불됨 

오피스 2016 - $4.5 

오피스 for macOS 2016 - $4.5 

포르자 호라이즌 3 디럭스 -약 $30 

포르자 호라이즌 3 블리자드 마운틴 확장팩 - 약$10 

엑스박스 골드 한달 이용권 - $1


합계 $50 


정가로 따지면...


Windows 10 Pro x2 - $200 x2 = $400 

오피스 2016 - $150 

오피스 for macOS 2016 - $150 

포르자 호라이즌 3 디럭스 -약 $75 

포르자 호라이즌 3 블리자드 마운틴 확장팩 - 약$10 

엑스박스 골드 한달 이용권 - $10


합계 $795 (93%....)


2016년 크리스마스는 정말루 따뜻했다. 


여기서 교훈

  • 마이크로소프트는 킹갓 대인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