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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Thoughts

티스토리의 트랙백기능, 존재 이유가 있는가?

티스토리의 트랙백기능, 존재 이유가 있는가?


즘 스펨 트랙백과 관련해서 티스토리 블로고 스피어가 떠들썩하다. 대책 없이 쏟아지는 스팸 트랙백을 막기 위해서 티스토리는 많은 노력을 하지 않고 수십년째 손놓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 유저(라고 쓰고 개발자라 읽는다)들이 대체 방법을 내놓거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티스토리 측은 갈수록 늘어가는 유저들의 짜증에 화답하고자 트랙백 전체 차단이라는 카드를 빼들고 나타났다. 하지만 대관절 ‘도대체 이게 무슨 뻘짓인가?’ 라는 생각만 든다.


아니 이럴거면 애초부터 트랙백을 없애면 되지 않는가?


일단, '트랙백 기능을 유용하게 쓰는 사람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블로그가 최초로 등장하고 성장 하기 시작하던 2000년대 초반 즈음은 트랙백이라는 기능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다른 사람이 쓴 글에 내 글을 엮어서 나도 혜택을 보고 남도 혜택을 보는, 누이좋고 매부좋은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검색엔진을 통하는 것 보다도 트랙백을 통해서 유사한 글을 여럿 엮어서 보게 되면 이용자들도 쉽게 글을 접할 수 있다. 허나, 이것은 언제까지나 제대로 이용이 되었을 때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하지만 현재 트랙백 서비스의 이용양상은 어떤가? 이론상의 제 기능을 하고 있다고 절대 여겨지지 않는다. 내가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연도는 2007년이다.  그 때 당시만 해도 어느 서비스를 이용해야 겠다는 생각도 없었기에 아무 생각 없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다. 굳이 이유를 꼽자면 다른 사람들이 네이버 블로그를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때 부터 블로그를 꾸준히 이용...하지는 않았다. 물론 글을 올리고 꾸미는 등 여러가지 기능은 건드려 보았다. 하지만 트랙백 기능은 좀 처럼 이용할 기회가 없었다. 왜 일까? 일단 블로그를 어떻게 쓰는지 보기 위해서 다른사람들의 블로그를 여럿 방문해보았으나 그 누구도 트랙백 기능을 쓰고 있지 않았다. 하나같이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 달라는 구걸을 할뿐 트랙백 구걸하는 사람은 보지 못 했다. 그렇다 보니 트랙백이란 기능이 쓸모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트랙백 주소가 따로 존재해서 트랙백을 하고 싶은 글의 트랙백 주소를 별도로 따와서 연결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아주 불편한 방식이다. 도대체 누가 트랙백 용 주소를 따로 찾아내어, 복사하고, 글을 쓸 때 트랙백 기능을 사용해서 글을 엮겠는가? 참고할만한 글이 있을 때는 그냥 그 글의 링크 주소를 따다가 글에 첨부하면 된다. 이게 당연한 것이 아닌가? 당장 주소창에 보이는 주소가 있는데 뭐하러 트랙백 주소를 쓰겠는가? 상식적으로 생각만 해봐도 주소 복붙이 편하지 트랙백은 그렇게 쓸 기회가 없다. 


그래서 트랙백이란 기능의 발전적 형태가 핑백이라고 생각한다. 몇몇 해외 블로그 서비스와 이글루스는 남의 글에 자신 글의 링크가 연계되면 그것을 알림으로 보내주고 사이드 바에도 띄워준다. 이게 바람직 하지 않는가? 도대체 트랙백 주소를 따로둬서 사용자가 그 주소를 다시 글을 쓸때 특정한 칸에 집어넣어 연계 시키는 것은 심각한 넌센스이다. 트랙백을 없애고 SNS만으로 대체를 하자니 뭔가 부족하다면 핑백이 아주 좋은 대안이라고 본다. 


티스토리 이주 전 한동안 휴면상태로 내버려 두다가 12년 말 부터 다시 네이버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다. 이웃 기능을 통해서 소통을 하면서 느낀것이 블로그와 블로그의 소통 통로가 제대로 이루어져 있으니 트랙백 기능이 무용지물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관심 있거나 친분있는 블로그에 무슨 글이 올라왔는지가 실시간으로 뜨는데 굳이 글을 엮을 필요가 있을까? 물론 이것은 네이버 블로그 한정이라 일반화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범위를 더 넓혀 보자. 


  • 텀블러텀블러의 공유, 리블로그, 좋아요 기능

  • 스퀘어스패이스스퀘어스패이스의 좋아요, 공유기능


요즘은 SNS가 흥하는 시대이다. 1인 미디어 라고도 하기도 하고 이런 장문의 글을 쓰는 블로그가 아니라 텀블러 같이 간단하게 사진이나 글을 남기는 블로그가 흥하다. 자, 텀블러를 보자. 텀블러에 트랙백 기능이 있는가?  아니 없다. 오직 공유와 좋아요(like) 버튼 밖에 없다. 원터치만 하면 내 소식을 받아보는 다른 사람들에게 글을 보낼 수가 있는데 도대체 뭐하러 트랙백을 걸고 앉아 있겠는가? 이미 트랙백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주변을 둘러보라. 그리고 자신에게 물어보라. 트랙백이라는 기능이 정말 쓸모가 있다고 / 혹은 자신이 정말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십중팔구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트랙백이라는 기능이 이미 우리에게 아무런 용도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광고 트랙백 문제 때문 만이 아니다. 트랙백이라는 요소는 이미 시류에 뒤쳐진 요소이다. 그저 누르기만 하면 되는 공감 버튼과 소셜 네트워크 공유 버튼하나면 충분하다. 전체 트랙백 차단이니 하면서 어렵게 생각 할 필요 없이 이 두 요소가 트랙백이란 요소를 대체하면 되는 것 이다. 


개인적으로는 핑백이라는 요소로 변경되는 것을 희망한다. 지금처럼 전체 차단 기능을 둔다거나 스팸필터를 개선하겠다거나 이런 것은 원치 않는다. 트랙백은 이미 죽어버린 유물이다. 놓아줄 때 놓아주어야 한다. SNS의 도입으로 패러다임은 이미 바뀌었다. 사용자의 이용 행태도 바뀌었다. 언제 까지 구시대 시스템만 붙잡고 있을 것인지 불만만 가득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