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PC 하드웨어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여러 방면의 글을 많이 읽게 되었다. PC를 조립할때에는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를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호갱 안되고 사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 였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고, 이것들은 고스란히 블로그 포스팅으로 승화 되었다.



관심을 많이 가지다 보니 유투브 추천 동영상이 PC 하드웨어로 가득가득 차게 되었고, 최근들어 유투브를 탐험하다가 발견한 레트로 하드웨어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 물론 6700K, GTX1080 이라는 무지막지한 사양의 게이밍 PC(위에 사진의 PC이다. 거지꼴이지만 하드웨어는 최신사양 사진찍을때 650ti 장착중이었다. 현재는 1080을 장착해서 쓰는 중.)를 가지고 있지 만서도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을 하다보면 뭔가 알맹이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린시절 구리디 구린 컴퓨터를 가지고 겨우 플레이 했던 추억의 게임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유년시절이 그리워지면 아재가 다 된거라고 하던데 OTL)



나는 XP 세대이다. 물론 윈도우 3.1이 첫 컴퓨터이고 태어나서 처음 해본 게임이 Chip's Challenge 였지만... 3.1은 정말 PC에 대한 기본적인 경험만 제공할 뿐이었고 진정한 의미의 PC는 2002년에서야 갖게 되었다.



당시 세진컴퓨터 (지금은 망하고 없는) 곳에서 만든 PC였다. 보드는 ASUS P4B를 사용하고 있었고, CPU 정보는 기억도 안난다. 아마 인텔 펜티엄4 프레스캇 이었을 것이다. (HT는 미지원) 메모리는 512mb,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2 MX200 였다.



이 놈은 생각보다 꽤 오래 썼다. 2007년 까지 현역으로 굴렸으니 말이다. 문제는 당시에도 그렇게 높은 사양을 산게 아니라서 2004년을 넘어가니 슬슬 게임하는 것 자체부터가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당시에 즐겨했던 게임은 미드타운 매드니스2, GTA 바이스 시티였다.


얼마전에 먼지속에 쌓여있던 옛날 CD들을 발굴해내어 하드디스크로 백업하는 행사(?)를 했다. CD라는 매체 특성상 맛이 가버릴 가능성이 완전히 없진 않기 때문에 HDD로 백업을 하여 클라우드에 업로드 했다. 100장 가까이 되는 CD들도 백업하고 보니 고작 400Gb가 채 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옛날 디스크 매채의 저장용량이 작다는 것을 세삼 느꼈다.클라우드에 백업하긴 했어도 중국제 클라우드라 100% 자료의 안정성을 확인할 길이 없기에 시간이 나면 공 DVD 매체에 백업을 해둘 생각이다. 마음 같아서는 블루레이를 쓰고 싶지만 블루레이 RW도 없고, 일단 공 블루레이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당분간 보류.


10년전 CD를 복사하다 보니 고전게임들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이것들을 플레이 하려면 윈도우10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최신시스템에 윈도우 XP를 깔 수도 없는 노릇이고, 깔리지도 않는다. 가상 PC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가상 PC를 구동하여 게임을 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3D 가속과 관련된 부분은 네이티브 하드웨어가 아닌 이상 여전히 지원이 미비한 수준.


따라서 여기에 가장 현실적인 결론은 XP 전용 PC를 조립하는 것이다.


물론 고작 XP 깔아서 게임하는데 돈을 엄청나게 쏟아붓는 것은 스스로 바보임을 증명하는 꼴이기 때문에 중고 파츠 + 최소한의 새 부품으로 비용을 줄이는 것이 목표이다.


아무래도 2017년까지도 구닥다리 하드웨어 플렛폼을 쓰는 곳은 단연컨데 AMD 일것이다. 수십년 묵은 소켓을 가지고 우려먹을 뿐만 아니라 옛날 포트도 버리지 않고 보드에 꾸준히 달아주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CPU가 OS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2015년에 등장한 프로세서에도 문제없이 XP를 설치할 수 있다. 참고로 인텔은 린필드(2013) 이후로 XP 설치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예전에 보았던 얼티밋 XP PC라는 동영상의 영향도 받았다. 유명 테크 유투버인 Austin Evans가 포스팅한 이 영상을 보면 AMD의 비쉐라 CPU로 8코어 5Ghz라는 미친 사양의 XP PC를 만드는게 나온다. 영상을 보면서 나도 저거 갖고 싶다는 생각이 무의식 중에 생겼다.


현재 대략적으로 짜놓은 사양은 다음과 같다.


  • AMD FX-9590 5ghz
  • DDR3 4Gb (Used)
  • 990FX motherboard (Gigabyte)
  • Geforce 780ti (Reference - Used)
  • Sliverstone SX800-LTI (80plus titanium fully modular 800W psu) (additional cables???)
  • Thermaltake Core G3
  • Kraken X52


PCpartpicker 링크를 확인하면 정확한 사양을 볼 수 있다.


CPU

우선 CPU는 암드이다. 여태까지 잉텔 골수종자로 살아오면서 AMD는 거들떠도 안 봤는데, 이번에 새로등장하는 RYZEN 아키텍쳐 덕분에 구식 AM3+ CPU들의 가격이 똥값으로 전락 할 것을 노린 선택이다. 물론 AM4+ ZEN 코어가 XP를 지원할지 여부는 잘 모르겠으나 이번에 공개된 메인보드의 사양으로 볼 때 그럴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 특히 M.2를 전격지원 하고, DDR4와 PCI-E 3.0 그리고 한술 더떠서 인텔에서 라이센스를 따와 U.2도 지원하는 것을 볼때 지원되는 구식 OS는 윈도우7이 한계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에는 아예 잉텔처럼 윈10만 지원 할 수도 있다.


결국 XP에서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뜨거운) 프로세서는 AMD 밖에 남지 않게 된다. FX 9550은 최초의 5Ghz 프로세서이다. 베이스 클럭이 4.7Ghz에 터보 모드에서 5Ghz를 찍는다. 하지만 부르도자 - 파일드라이버 - 비쉐라로 이어지는 고질적인 암드의 고자 아키택쳐 덕분에 명목상 클럭은 높지만 성능은 형편없다.


참고로 FX 9590의 출고가는 900달러 대였으나 불과 1년도 채 안되어 가격이 199달러 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자사의 플레그쉽 8코어 5Ghz 프로세서가 인텔의 300달러대 i5 시리즈 K 버전 보다 성능이 후졌기 때문. (암드의 병신인증) 물론 수치상 벤치마크 성능은 높으나 실제 사용시에 병목현상이 엄청났다. 덕분에 암드는 최초의 소비자용 8코어, 5Ghz 돌파라는 타이틀을 가진 패자가 되어버렸다.


현재 암드가 미친듯이 RYZEN으로 암레발을 치고 있는데, 만약 암레발 대로 ZEN 코어가 성공적으로 데뷔한다면 기존의 비쉐라 계열 CPU는 정말 헐값으로 떨어질 것이다. 중고가나 신품이나 고만고만하면 신품을 살것이고, 그래도 가격이 비싸다면 중고를 살 계획이다.



CES 2017에 RYZEN과 VEGA를 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FX 9550의 가격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켜보기 시작했을때 가격은 199달러 였고, 목표 가격은 75달러로 생각하고 있었다. 성능면에서나 구닥다리 기술면에서나 딱 70달러 근처로 생각되었기 때문. 그런데 뭐가 잘 못되었는지는 모르곘으나 계속 하락세였던 FX 9550의 가격이 현재 상승세에 있다. 최저가 199달러에 형성되었던 가격이 현재 220달러 근처까지 올라가 버렸다. (도대체 이게 무슨...?) 결국 가격이 폭락할때까지 더 지켜봐야 겠다.


메모리



메모리의 경우 AM3+는 DDR3를 쓴다. 중고가 발에 채이고 체이는게 DDR3이기 때문에 비교적 헐 값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요즘 DDR4 램값이 폭등중인데, DDR3은 이미 사장된 기술이라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게다가 고작 XP만 굴릴 것이기 때문에 4Gb 스틱하나면 충분하다. (더 이상의 의미가 없다.)


메인보드


9590을 쓰지 않으면 더 저렴한 가격대의 보드도 쓸 수 있고, 마이크로 ATX보드도 살 수 있다. 하지만 9590는 250W 라는 정신나간 수준의 TDP를 가지기 때문에 990FX 칩셋이 달린 보드를 반드시 써야 한다. 그렇지 않고 아랫급의 칩셋을 쓰는 보드를 사용할 경우 보드의 전원부가 탈 수도(!) 있다. (역시 화끈한 암드야)


하는 수없이 990FX 보드를 알아보던중 가장 저렴한 것이 기가바이트의 990FX 보드였다. 9590의 OC 결과들을 보니 아무리 쥐어짜도 5.3Ghz가 한계였다. 물론 이렇게 하면 엄청난 발열과 전력소모를 동반한다. 그래서 논 오버로 쓸 생각이다. 하지만 논 오버로 쓰더라도 기본 클럭이 높고 전력소모가 많아 발열이 장난 아니게 나오기 때문에 AIO 쿨러를 쓸 생각이다.


특이점이온(?) CPU 답게 9590은 수냉 쿨러가 권장이 아니라 필수다. 얄팍한 공랭쿨러를 썼다가는 집에 불을 낼 수도 있기 때문. 일반적으로 수냉쿨러는 100달러 이상에서 시작되므로 CPU보다 더 비싼 쿨러를 달게 될지도.


PSU와 케이스

게다가 250W TDP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서 AMD는 1000W 급의 PSU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PSU 계산기에서 예상되는 부품의 전력 소모를 대충 계산해보니 약 700W 근처로 나타났다. 이번 빌드에서 쓸 케이스가 좀 독특해서 SFX-L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하기로 했다.



케이스의 경우 서멀테이크에서 나온 코어 G3을 사용할 계획이다. 코어 G3은 서멀테이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슬림 ATX 케이스 이다. ATX 보드를 사용하지만 SFX 파워서플라이를 적용해서 슬림한 폼펙터로 제작한 모델이다. 풀 ATX 보드를 사용 할 수 있지만 그래픽 카드는 라이저 케이블을 써서 단 하나만 장착할 수 있다. 어짜피 PCI-E 2.0이라 듀얼 GPU 구성은 의미도 없을 뿐더러 XP에서 고전게임이나 할 것이기 때문에 SLI나 CF-X는 사치다.


최근들어 고용량의 SFX 파워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SFX 폼팩터는 PC 부품계의 괴짜인 실버스톤이 개발한 것으로 현재 많은 회사들이 SFX 파워서플라이를 제조하고 있다. 최근들어 극도로 슬림하고 작은 SFF PC가 유행함에 따라 SFX 파워서플라이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시장도 커지고 있다. 가장 선두주자인 실버스톤의 경우 PWM 팬과 더 높은 용량을 자랑하는 SFX-L 폼팩터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킴과 동시에 SFX-L 사양으로 고용량의 파워서플라이를 내놓고 있다.



작년초에는 SFX-L 파워사상 최초로 80PLUS 플레티넘 등극을 획득한 700W 파워를 출시하였으며 올해 CES에서는 800W 사양의 80PLUS 티타늄 사양의 SFX-L을 내놓았다. 보통 SFF PC의 경우 TDP가 아무리 높아 봤자 700W를 넘지 않지만 최근들어 ATX 폼팩터에서도 케이스 사이즈를 줄이기 위해 SFX를 사용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어서 SFX-L의 고용량화는 계속해서 이루어 질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초에 유출된 사진중에 실버스톤에서 제작중이던 1000W 80Plus 티타늄 SFX-L도 있었다. 1000W 짜리 SFX-L 이라니... 오히려 PC 하드웨어가 이렇게 발전했는데 아직도 초대형의 ATX PSU를 쓰는게 아이러니 하다고 봐야 겠다.


리안리 또한 SFX 파워를 제조하고 있는 제조사인데, 최근에 ATX 보드에 SFX 파워를 장착하는 슬림형 케이스를 내놓았다. PSU의 소형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게 되면 머지않아 극한의 오버클럭과 수냉시스템을 굴리는 PC가 아닌, 일반적인 ATX / uATX 게이밍 빌드에서는 SFX가 대세로 자리 잡을 것 같다.

그래픽카드


라데온의 경우 R9 270x가 마지막으로 XP를 지원하는 그래픽카드 이다. 하지만 이 그래픽 카드는 저가형 버전으로 엔비디아의 마지막 XP 지원 라인업인 지포스 7시리즈 보다 훨씬 성능이 떨어지는 카드이다. (어떻게 신공정 저가형이 구공정 하이앤드 보다 성능이 떨어질수가... 아이고 암드야) 따라서 신품 R9을 사느니 중고 7시리즈를 사는게 훨씬 이득이다. 물론 페르미 아키택쳐의 끝판왕은 TITAN Z이지만 듀얼 GPU, 3슬롯 카드라서 장착도 안되며 중고가격이 여전히 1800달러를 호가하기 때문에 그림의 떡. 타이탄 블랙의 경우에도 여전히 가격이 300~400 달러 선이라서 현실성이 떨어진다. 결국 선택지는 780ti 밖에 남지 않는다. 상태좋고 부속 다있는 것은 200달러대, 박스 없는 것들은 180 근처까지도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 확인 되었다. 국내 중고딩나라에서 뒤지다 보면 더 싼것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쿨러


암드가 AIO를 반드시 쓰라고 했기 때문에 적절한 AIO를 골라서 써야 한다. (FX9590의 경우 초창기 출시품은 번들로 쿨러마스터 수냉쿨러가 들어가 있었다) 서멀테이크 코어 G3의 경우 최대 지원 라디에이터 사이즈가 240mm 이기 때문에 이것을 만족하는 범위내에서 제품을 사야한다. 물망에 오른 제품으로는 Cryorig의 A40과 NZXT의 X52가 있다. A10이 라디에이터가 두꺼워서 좀 비싸긴 한데 고민중이다.



XP 게임 돌린다고 무지막지한 발열을 낼것도 아니기 때문에 싱글라디에이터 제품을 통해 적당히 타협을 보는 방법도 존재한다. 어쨌거나 AIO는 중고를 구하더라도 신뢰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왠만하면 신품을 사는게 낫고 G3의 경우 옆에 대형 아크릴 윈도우가 붙어있어 되도록이면 이쁜 쿨러를 장착하는게 보기 좋기 때문에 아마도 NZXT가 제일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결론


이 AMD 리그 계획은 거의 2달동안 계속해서 마이너한 체인지를 거듭하고 있다. 초기 계획은 8370 + AM3+ uATX 보드 조합이었으나, 45달러 짜리 uATX 보드의 경우 전원부가 형편없기 대문에 OC를 할 경우 위험할수도 있었다. 게다가 8370이나 9590이나 가격차이가 얼마나 안 나게 될정도로 빠르게 9590의 가격이 추락중이었다. OC를 안한다는 전제하에서 ASUS 770FX 프로 게이밍 AURA로 보드를 한번 변경헀다. 일단 같은 AM3+ 소켓이라 호환이 되며, 비록 칩셋이 770FX이지만 overclock.net에 올라온 글을 볼때 해당보드에서 9590을 기본클럭으로 구동하는데 성공했다는 글을 읽었다. ASUS의 경우 전원부가 기준보다 강하게 설계되어 나오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 셋업으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불타는 990FX 보드 영상을 보면서 그래도 권장사양인 990FX가 낫지 않겠나 싶어서 뒤지고 다니다보니 기가바이트에서 만든 990FX 보드 중에 ASUS 프로게이밍 보드보다 더 저렴한 놈을 찾았다. 물론 프로게이밍은 2016년 1월에 새로 등장한 모델이라 RGB LED, M.2 슬롯, USB 3.1등 여러 최신기능이 많았지만 어짜피 XP에서는 쓸일이 전혀 없기 때문에 구형 990FX 보드를 사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케이스도 여러번 바뀌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바뀌고 있다. (선택장애...) 초창기 케이스는 펜텍 Enthoo ATX TG 였으나 굳이 이렇게 비싼 케이스를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서멀테이크 코어 시리즈로 바꿨다. 파워의 경우에도 커세어의 RM1000을 쓸 계획이었으나 어짜피 오버를 땡길 것도 아니라 800W 선에서 해결하는 것을 염두해서 실버스톤에서 새로나온 800W SFX-L로 바꾸게 되었다. 하지만 이 사양도 확정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변경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AMD FX 9590 - $100 (중고 또는 신품 가격) 

DDR3 4gb - $40 (중고) GTX 780Ti - $200 (중고) 

Silverstone 800W SFX-L $150 

Thermaltake Core G3 - $61 

NZXT Kraken X52 - $120

합계 $671


예산 범위는 $400 이하로 잡고 있기 때문에 CPU랑 쿨러에서 좀더 타협을 보면 가격을 낮출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17년 1월 기준으로는 이렇고 달이 바뀌면 또 사양이 바뀔 지도 모르겠다. 이에 따라 추가 포스팅을 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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